구형 맥을 되살려 보자
상자 어딘가에 구형 맥북들이 쌓여 있었다. 어떻게 처분을 할까… 만 고민하고 있었다. IT쪽 일을 20년 넘게 하면 결국 놀게 되는 옛날 맥북 같은 것이 증식하게 된다.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OS가 등장한 이후, 성능 좋은 PC 하나만 있으면 일도 하고 게임도 할 수 있는 시대가 된 지 오래이다. 옛날 기계는 그냥 갖다 버리면 그만이다. 하지만 막상 버리려고 결심하기에는 여러가지 걸림돌이 생겨난다. 그래도 첫 맥북인데… 내가 애지중지했던 기계인데… 하면서 망설이게 된다. 그러다 문득, 버려진 랩탑들을 그냥 방치하지 말고 다시 활용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2010 MacBook Pro
외장 디스플레이로 쓰는 TV에 TV를 틀었다.
두번째 회사로 가기 전 구입한 첫 맥북이다. 이 맥북의 모델 ID는 Macbook7,1 이다. 이 맥북이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마지막 OS 는 High Sierra(10.13) 이고 High Sierra의 Safari는 SSL 문제로 2020년대의 웹페이지를 띄우지 못한다. 즉 인터넷도 안되는 깡통 기계이다.
OpenCore 같은 도구를 사용하면 Big Sur 까지는 어찌저찌 돌아가며 애플 뮤직 기기로는 사용이 가능하다. 한동안은 Big Sur 를 설치해 썼지만 Slack을 항상 켜두는 기기로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 버벅거림을 견딜 수가 없었다.
내가 원했던 것은 음악도 나오고, 슬랙도 띄울 수 있는 세컨드 머신이었다.
ChromeOS Flex
이런 저런 리눅스 배포판을 설치해보다 우연히 ChromeOS Flex를 발견했다. ‘기존 기기에 새 생명을 불어넣으세요’라는 카피가 솔깃해 자세히 살펴보니 ‘이용중인 기존 PC 및 Mac을 ChromeOS Flex로 업그레이드’하라는 문구까지 나왔다. 한번 시도해봤더니 정말 설치가 잘 되었다. 볼륨 조절이나 화면 밝기 조정 등의 키도 잘 작동했고, 외장 모니터 연결도 아무렇지 않게 잘 작동했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작동하는 기기로 탈바꿈한 것이다.
ChromeOS 는 리눅스 기반이긴 하지만 이름부터 ChromeOS라 리눅스라고 부르기 애매하다. Fedora나 Debian 계열 어플리케이션 설치는 막혀있고 Chrome 앱 설치만이 가능하다. 심지어 터미널조차 막혀있다. (이런저런 방법을 쓰면 터미널을 열 수 있긴 하다) 이것은 리눅스 유저 입장에서는 답답한 부분이라 하겠다.
하지만 ChromeOS Flex의 다음 장점이 나를 리눅스 배포판에서 해방시켰다. 첫째, 부팅이 빠르다. 리눅스처럼 덜컹거리는 부팅과정을 볼 필요가 없다. 2010 MacBook Pro 기준으로 10초 내외로 로그인 프롬프트가 뜬다. 둘째, 슬랙이 잘 열린다. 슬랙 뿐만 아니라 이미 Chrome App Store 에 다양한 업무용 앱 생태계가 조성되어 있었다.
그래서 2010 MacBook Pro에는 ChromeOS Flex를 설치해 쓰기로 했다. 외장 모니터에는 TV영상을 틀고 본체에는 슬랙을 켜두고 쓰고 있다. 비디오가 재생되기 때문에 슬랙은 마우스를 흔들지 않아도 절대 꺼지지 않는다.
2010 MacBook
예쁩니다
하얀 맥북으로 불리우던 제품이다. 알루미늄 바디와 비교되는 유니바디 맥북으로도 불린다. 이 맥북의 모델 ID도 MacBook7,1 인데, 뚜껑을 열어보면 보드 기판의 모양부터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나는 팬이 가운데 있고 하나는 한쪽에 쏠려있다. 와이파이 모듈과 연결되는 케이블도 다르고, 하드디스크를 연결하는 방향도 다르다. 즉 2010 MacBook Pro와 같다고 할 수 없다. 알루미늄 맥북 프로에서 되던 것이 안될 가능성이 있다고 여겨졌다.
ChromeOS Flex는 업무용 기기로는 충분히 쓸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미 ChromeOS Flex 기기가 생겼기 때문에, 그 다음으로 내가 원했던 것은 내가 직접 기기의 세부 환경까지 다룰 수 있는 리눅스 머신이었다. 그래서 여러 리눅스 배포판을 설치해보았다.
Linux Mint 22.2 Cinnamon
예쁘기로 유명한 Ubuntu나 ElementaryOS는 맥 환경에서 전체적으로 키 입력이 안되거나 설치 과정의 UI가 망가져있거나, 메뉴 깜빡임이 심한 현상이 발견된다. Lubuntu나 Xubuntu는 시도하지도 않았다. 이 기기는 예쁨에 방점이 찍혀 있기 때문에, 예쁜 OS로 제 기능을 발휘하게 하고 싶었다. Xfce나 MATE는 고려하지 않았다. 그렇게 돌고 돌아 Linux Mint 22.2 Cinnamon에 정착했다.
부팅에는 20초 정도가 걸리는데 MacOS 부팅과 비슷해서 감당할 만하다. 모든 화면을 까맣게 만들면 하얀 바디와 대비되어 집중 가능한 업무 환경이 조성된다. 오래된 기기이지만 메모리를 6기가쯤으로 늘리고, 내장 하드디스크를 SSD로 바꾸면 2020년의 저사양 기기라고 해도 의아해하지 않을 정도의 성능을 보여준다. CPU 클럭도 인텔 2.4GHz 다.
그럼 이 기기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트위터 크롬 앱을 설치해 트위터 머신으로 쓰고, 터미널에서 VI로 간단한 코드를 쓰고, Cursor IDE를 설치해 AI Agent를 돌린다.
AI Agent를 돌릴 수 있는 개발 환경이 Mac OS가 아닌데도 구현된 것이다.
첫 회사에서 리눅스 환경으로 개발을 하던 동료가 있었다. 이젠 리눅스 데스크탑으로 개발 업무정도는 거뜬히 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20여년이 지나, 이제는 엉망진창이 된 윈도11을 대체할 수 있는 OS로 Ubuntu나 Linux Mint 등이 아무렇지 않게 거론된다. 몇일 써보아도 윈도11을 써야만 하는 아주 특별한 조건(한국인이라면 꼭 써야하는 홈택스 등등… 이제는 리눅스에서 홈택스도 돌아간다!)이 아니라면 리눅스만 써도 일상 생활에 별 문제는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에는 프로그래밍을 하면서 로컬 기기에서 계속 빌드를 돌려야했기 때문에 기기의 성능이 좋으면 좋을수록 좋았다. 그런데 2024년 쯤을 기점으로 느닷없이 상황이 달라졌다. AI Agent와 함께 프로그래밍을 하는 일이 늘어나면서 로컬 기기의 성능보다 AI Agent의 성능이 더 중요해진 것이다. 그래서, 답답하지 않을 정도로만 빌드가 이루어진다면 저사양 기기여도 충분히 프로그래밍을 하는데 문제가 없어졌다.
그래서 2010년도 즈음까지 생산된 하얀 맥북을 중고 시장에서 덜컥 사버렸다. 업무용 도구인 Slack, Linear, Notion 같은 서비스들은 원래 웹에서 구현되던걸 감싼 거라 이 도구를 쓰는데에도 별 지장은 없었다. IDE는 이제 Visual Studio Code를 기반으로 한 IDE가 워낙 보편화되었고, 대다수 AI 기업들이 리눅스용 패키지를 제공하기 때문에 개발 일을 하는데에도 아무 문제가 없다.
이 기기의 유일한 단점이 있다. 이 기기는 하얀색 플라스틱 커버가 무척 예쁜 반면 내구성이 떨어져 모니터 힌지가 깨질 우려가 있다. 중고 시장에는 힌지가 깨지지 않은 맥북을 높이 쳐준다. 어렵게 구한 기기의 힌지가 깨질까봐 아직 밖으로 나가 작업할 때 가져가지는 않고 집에서만 이동하며 쓰고 있다.
2016-mid MacBook Pro
터치바, ESC키가 디스플레이에 들어가 있다.
‘터치바’ 맥북이라는 것이 출시되자 마자 도쿄로 날아가 사온 맥북이다. 스타트업 코파운더일 적 2010년산 맥북을 이고지며 어찌저찌 서비스를 출시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레티나 환경으로 일을 하기 위해 장만했었다. 당시에는 ‘터치바’가 21세기를 여는 혁명이고, 22세기까지 이어질 새로운 표준이 될거라 믿었건만, 10년도 안된 지금 터치바는 공식적으로 ‘버려진’ 스펙이 되고 말았다.
애증의 터치바
터치바라는 것이 처음 출시된 2016년에도 시끄러웠던 문제가 있다. 바로 ESC 키였다. vim 으로, 또는 vi-mode로 개발하는 경우 편집모드를 전환하기 위해 ESC키를 수시로 누르게 되는데, 50여년간 모든 키보드에 있었던 ESC 키가 난데없이 스크린 속으로 들어가버린 것이다. ESC 키가 키처럼 눌리는 느낌이 아니라는 불평이 쏟아졌다. 그리고 이 문제는 10년이 지나 ESC 키와 Fn 키가 없을 때 어떻게 랩탑을 이용해야하는지의 문제로 번지게 된다. 애플이 터치바 사양을 공개하지 않은 터라 PC처럼 호환기기가 쏟아져 나온 것도 아니었고, Mac OS X와 BootCamp가 아니라면 터치바를 못 쓰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역분석을 통해 리눅스에서 터치바를 쓸 수 있게 하려는 시도가 있다. 하지만 2016-mid MacBook Pro의 경우, 부팅 때마다 Option 키를 눌러 EFI 파티션을 읽고 부팅해야만 터치바가 활성화된다던지 하는 불편을 겪어야 한다. 이 문제는 하필 vim 을 주된 에디터로 쓰는 나로선 치명적인 문제였다.
하드웨어 지원
게다가 설치를 시도한 모든 리눅스에서 WiFi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2.4G 든 5G 든 연결이 원활하지 않아 USB 동글 WiFi를 따로 연결해 써야 무난히 쓸 수 있다. 하지만 계속 USB에 뭘 끼운 채로 맥북을 들고다니다간 USB 단자가 으깨질 것 같아 보였다.
Ubuntu 25는 설치가 되긴 했다. Linux Mint 는 비디오카드 지원에 문제가 있는지 윈도 매니저에 문제가 있는건지, 메뉴 구성요소가 심하게 깜빡이는 문제가 있었다. Elementary OS 는 앞에서와 마찬가지로 설치 과정의 파티션 설정 화면이 제대로 표시되지 않아 설치를 할 수 없었다.
VMWare
공식적으로 지원되는 OS인 Mac OS Monterey 위에 VMware 를 설치해 쓰는 방법이 있다. Monterey 는 지원을 종료한 어플이 많아 사용에 제약이 있다. Google Chrome 조차 Monterey 지원을 최근에 중단했다. 그래서 떠올린 생각이 VMWare 였다. 맙소사. VMware조차 최신 버전은 Monterey 지원을 하지 않는다. 그래도 Mac OS의 Safari에선 SSL 브라우징이 가능하고, VMware의 옛 버전을 설치하면 브라우저가 잘 작동하고 보안 지원이 되는 최신 리눅스 배포판을 사용할 수 있다.
Mac OS 위에 VM을 올리는 것의 가장 큰 장점은 하드웨어 지원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데에 있다. 터치바에 ESC 키가 표시되고, WiFi 연결에 문제가 없다. 물론 VM 위에 올라간 OS가 충분히 성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란 점은 예상할 수 있는데, 게임을 돌릴 게 아닌 이상 나로선 상관은 없었다.
하지만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은 것이다. 본체의 Mac OS는 하드웨어 인터페이스 레이어로만 활용하고, VMWare 레이어를 얹어 리눅스 배포판을 쓰는 것이 과연 기기 성능을 100% 활용하는게 맞는지 의문이 들었다.
Windows 11
그래서 Rufus 를 활용해 Windows 11을 다시 설치해보았다. 매우 잘 작동한다. 선조들의 말씀 중에 가장 최고의 윈도 머신은 인텔 맥북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Windows 11을 여러 번의 시도 끝에 완벽하게 설치하고, 모든 하드웨어, 특히 외장 디스플레이 지원이 잘 작동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2016년 맥북에 Windows 11을 설치할 땐 주의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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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Monterey 의 부트캠프 설치 프로그램을 미리 받아놓아야 한다. Mac OS를 지워버리면 부트캠프 설치 프로그램을 다시 받을 길이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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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션을 몽땅 날리면 안된다. EFI 부트 파티션이라고 조그맣게 남겨져있는 파티션을 절대 삭제하지 말고, Mac OS 가 사용하던 가장 큰 파티션만 삭제한 뒤 거기다가 Windows 11을 설치해야한다. 터치바를 작동시키는 T1 칩이 터치바 정보를 저장 장치의 파티션을 빌려 쓰기 때문이다. 파티션을 몽땅 날리면 ESC 못쓰는 기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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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로 연결할 수 있는 외장 키보드와 마우스를 준비해야한다. 부트캠프 드라이버를 설치하기 전까지는 자체 키보드와 터치패드가 작동하지 않기 떄문이다.
Windows 11은 주변의 윈도 사용자와 함께 맞춰야만 하는 업무 환경을 갖추는데에 도움이 된다. WSL을 설치해 리눅스 레이어를 추가하고 개발환경을 설정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오피스 와 같은 문서작업에 Windows 11을 사용하고 있다.
iMac G4
‘iMac G4는 MoMA에도 전시된 애플 최고의 디자인으로…’
이 기기가 왜 있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첫 맥북을 2010년에 샀다는데 이 기기의 생산년도는 2002년이기 때문이다. 하얀 맥북과 마찬가지로 예뻐서 중고 시장에서 샀다. iMac G4는 PowerPC 기반이기 때문에 인텔 기반의 OS나 최신 Mac OS의 설치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Mac OS 9와 Mac OS Tiger의 설치는 가능하며 (Leopard까지도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Mac OS Tiger는 Mac OS 9와 듀얼 부팅이 가능해 두 OS를 쓸 수 있다.
iMac G4는 800MHz의 CPU가 작동하기 때문에 ‘빠릿빠릿’한 움직임을 기대하는건 어렵다. 게다가 Safari를 쓴다 하더라도 구형 브라우저이기 때문에 SSL이 기본 장착된 2020년대의 웹페이지를 여는건 어려운 일이다. Mac OS 9에는 Internet Explorer가 제공된다. 마찬가지로 SSL 웹브라우징이 되지 않는다. 프록시를 거치는 방법도 있지만 브라우저가 잘 작동하는 기기들이 많은데 굳이 그렇게까지 할 일인가 싶어 내버려두었다.
iMac G4은 그 자체로도 이제 ‘박물관 소장품’으로 분류된다. PowerPC라는 아키텍쳐를 고려한 프로그램이 2020년대에 나올리도 만무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소프트웨어가 ‘버려진웨어(Abandonware)’ 로 분류되어 archive.org 와 같은 박물관 웹페이지에 제공된다. 이것은 다른 면에서는 기회일 수 있는데, 20년 전에는 유료라 쓸 수 없었던 다양한 유료 소프트웨어가 ‘지원 중단’을 이유로 무료로 개방되기 때문이다. archive.org 에서는 Adobe Photoshop 이나 각종 게임을 구할 수 있고, macintoshgarden.org 에서 Logic Pro 같은 작곡 소프트웨어를 구할수도 있다.
그렇다. 포토샵을 돌릴 수 있고, 미디 작곡을 할 수 있다.
Virtual PC
iMac이 나올 즈음에는 Microsoft도 iMac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꽤 만들었다. 그 중에는 가상환경으로 MS-DOS나 Windows (2000까지는 설치해보았다) 를 설치할 수 있는 Virtual PC 라는 제품도 있다. 이 Virtual PC가 놀라운 점은 당시 PowerPC 아키텍쳐 위에서 i386 아키텍쳐를 에뮬레이팅했다는 것이다. 덕분에 DOS나 윈도에서만 작동하던 옛 게임들을 실행할 수 있다.
그래서 iMac G4는 Mac OS Tiger와 Mac OS 9, DOS, Windows를 모두 돌릴 수 있는 기기가 되었다.
나는 이 기기로 포토샵을 돌려 누끼를 따고, Settler 2 Gold Edition 이란 게임을 가끔 돌리고 있다.
오래된 기기를 되살린다는 것
상자 속에 쳐박혀있는 랩탑을 꺼내는 것을 시작으로 오래된 기기를 새로 들이는데에 이르기까지, 오래된 기기를 되살리는 것은 나름의 매력이 있다. 느려서 그렇지 물리적 한계가 있지 않는 한 소프트웨어적으로 부단히 애를 쓴다면 옛 기기에서 무언가를 작동시키게 하는 것은 언제나 가능한 일이다.
기기의 아키텍쳐를 이해하고, 각 하드웨어의 작동 원리를 파악하며 드라이버를 찾고, 작동 가능한 조건을 재현해내는 과정은 일종의 탐험 내지는 유물 발굴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그렇게, 아키텍쳐의 변화로 더는 접하지 못하게 된 과거의 많은 소프트웨어들, 스토리를 가진 게임들을 되살려 과거를 현재로 꺼내올 수 있다.
과거의 이야기는 과거에 머무리지 않고 현재에도 미래에도 계속 생명력을 유지해야한다. 그게 불가능한 일은 결코 아니다. IP라는 개념으로 접근되어 리메이킹되는 수많은 콘텐츠들이 그렇듯, 소프트웨어도 그럴 때가 있다. 개별 기기에 맞는 운영 환경을 찾아내는 과정은 궁극적으로 기기를 사람과 연결하기 위한 준비과정과도 같다.
1-2년 지난 핸드폰이 망가져 쉽사리 새로 바꾸곤 하는 2020년대의 경제에서 오래된 기기를 되살리는 것은 또다른 저항이기도 하다. 배터리는 언제든 되살릴 수 있고 (알리에 넘쳐나는 재활용 배터리를 보라) 그렇다면 하드웨어 본체와 이를 충분히 활용할 OS, 그리고 소프트웨어의 ‘지속 가능성’만 고려하면 된다. 20년 사이 소프트웨어 개발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꾸준히 시도되어온 아키텍쳐 재편이 어쩌면 멈출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쉼표에 다다르며, 선조들의 소소한 고려 덕분에 지난 20년 사이에 나온 기기들은 꽤나 아직 잘 되살려 쓸 수 있는 것 같다.
외장 디스플레이로 쓰는 TV에 TV를 틀었다.
예쁩니다
터치바, ESC키가 디스플레이에 들어가 있다.
‘iMac G4는 MoMA에도 전시된 애플 최고의 디자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