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추천과 팀단위 이직의 유의사항

함께 일할 개발자를 같이 데려와달라는 연락을 올해는 작년보다 훨씬 더 많이 받았다. 이제는 이런 부탁에 응해서는 절대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동료를 위해서라도 말이다. 팀단위 이직은 종종 있는 일이고 집단에게나 회사에게나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리스크가 있다.

  • 가장 약한 동료 한두명을 내쫓고 들어오라는 제안이 온다.
  • 또는 나머지 동료 연봉을 깎으면 모두 받아주겠는 제안이 온다.
  • 팀으로 오면 그대로 팀을 구성해주겠다는 약속이 깨지기도 한다. 구성원들이 단체로 왔으니 단체로 나갈까 걱정된다거나, 회사 내부의 기존 친목을 지킨다는 이유로, 새 구성원들의 팀을 찢고 협업을 못하게 하기도 한다.

대개 팀단위 채용은 이미 존재하는 팀의 팀워크를 곧바로 회사에 접목시켜 온보딩 과정을 생략하고 빠르게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 회사가 택하는 방법이지만, 경우에 따라선 유력 인재를 데려오기 위한 미끼로 다른 인력을 데려온 뒤 쫓아내거나, 팀워크를 해체시켜 인력만 전리품처럼 나누려 접근하는 경우도 많다. 구성원 개개인을 기만하는 일이지만 회사들도 쓰고 버릴 사람들 대하는 일의 연장일 뿐이라 개의치 않는다. 특히 IT업계는 영상 게임같은 크리에이티브쪽과는 달리, 개발자 한명이 기획 디자인 마케팅 다하면 된다고 착각하는 스타텁사장들이 많아서, 디자인 한명이 기획 마케팅에 개발까지 같이 하면 된다고 착각하는 사장들도 많아서, 사람 몇 날려버려도 문제 없어서, 회사를 위해 동료의 뒷통수를 칠 줄 아는 리더를 선호해서…팀단위 이직은 저마다 불리한 조건에 내몰릴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도, 채용이 평소에 잘 되지 않아 곤란해했던 회사에 갑자기 좋은 인재가 몰리게 되어 성장 속도가 부스트업될게 유력해지는 경우, 사내 주도권이 바뀔까봐 불안해하는 코파운더가 날뛰어 회사가 폭파되기도 한다. 어떻게 알았느냐고, 나도 알고 싶지 않았다.